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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08일 묵상(20230302): 마태복음 8장 1-4절

HYUK CHOI

한 나병 환자를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


캄보디아에 단기선교를 갔을 때 북쪽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를 방문했습니다. 그 선교사님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학교를 짓고 있었습니다. 학교를 방문하고 선교사님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 집에 거주하는 '나병'(한센병)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분들은 양성 환자였습니다. 같이 갔던 분들도 동의를 해주셔서 함께 방문했습니다. 그분들을 보았을 때 손과 발 등 몸에서 떨어져 나가거나 문드러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한 청년은 발 하나를 끌고 다니며 바닥에 피를 묻히기도 했습니다. 아예 거동을 못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분을 위해 기도하려고 방에 들어갔습니다. 환풍이 잘 되지 않는 그 방은 어두웠고, 인상을 쓰게 만드는 냄새가 났습니다. 선교사님과 함께 그 방에 들어가 잠시 설명을 듣고, 동행한 분들과 함께 그 환자를 위해 간절해 기도했습니다.


예수님 당시 나병 환자는 살아 있으나 죽은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성내에 들어와서는 안 되고, 신체적으로 감염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 앞에 나타나는 것도 금지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나병 환자가 수많은 무리가 있는 곳에, 그리고 예수님 앞에 나타났습니다.(1-2절) 그의 행동은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나병 환자는 적어도 50걸음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아마 그 정도 거리에서 그 사람은 예수님에게 '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라고 간절히 외치며 자신의 병을 고쳐달라고 했을 것입니다. 나병 환자는 예수님 앞에 꿇어 엎드렸습니다. 예님은 다소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병을 고쳐달라고 애원하는 한 사람을 향해 걸어오셔서 '그에게 손을 대시며...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고 하셨습니다.(3절)


제가 캄보디아에서 처음으로 양성 한센병 환자를 만났을 때, 혹시나 감염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없진 않았습니다. 오늘 말씀을 읽으며 예수님에게 나아와 절하며 자신을 고쳐달라고 외치는 한 나병 환자를 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예수님에게는 감염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마음은 전혀 없으셨을 것입니다. 산송장 취급을 받는 한 사람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느낍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할 때, 우리의 마음과 상황을 보시며 함께 안타까워하시고, '내가 원하노니' 하시며 그 문제를 해결해 주실 수 있으니 감사할 뿐입니다.(3절) 나병보다 더 지독한 '인간의 죄성'에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오셔서 참혹한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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