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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묵상(20251222): 이사야 7:14; 마태복음 1:23, 28:20

  • Writer: HYUK CHOI
    HYUK CHOI
  • 5 hours ago
  • 2 min read

[묵상]


임마누엘을 사는 삶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입니다. 이 짧은 말 안에 성경의 중심이, 복음의 심장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먼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순종의 목록을 내미시기 전에, 기준과 정답을 요구하시기 전에, 하나님은 먼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신앙의 출발점은 언제나 명령이 아니라 동행이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을 멀리 계신 분으로 오해합니다. 잘했을 때 가까이 오시고, 실패했을 때 물러서시는 분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정반대를 말합니다. 가장 어두운 자리, 가장 연약한 순간에 하나님은 더 깊이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임마누엘은 고통이 사라진 세상에서 주어진 약속이 아니라, 고통 한가운데서 주어진 선언입니다. “넌 혼자가 아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삶을 이 임마누엘의 사명으로 이해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예수님의 오심은 우연이 아니었고, 인간의 요청에 대한 임시방편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사랑의 결정이었고, 하늘의 뜻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하늘로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은 자기 성취가 아니라 순종이었고, 자기 보호가 아니라 내어줌이었습니다.


그 뜻은 분명했습니다.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는 것, 죽어가는 것을 살리는 것, 끝까지 함께하는 것. 예수님은 군중이 떠날 때도, 제자들이 이해하지 못할 때도, 배신과 부인의 밤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으셨습니다. 십자가는 실패가 아니라, 함께하심의 가장 깊은 자리였습니다.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방식이었습니다.


우리는 신앙을 종종 ‘잘 믿는 법’으로 생각합니다. 더 바르게, 더 열심히, 더 흔들림 없이 사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그러나 임마누엘의 신앙은 질문을 바꿉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나요?”에서 “주님, 이 자리에서 어떻게 함께하고 계십니까?”로. 결과 중심의 신앙에서 동행 중심의 신앙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하나님은 문제를 즉시 해결해 주시는 분이기 이전에, 문제 속으로 들어와 함께 견디시는 분이십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신학자 칼 바르트는 자신의 방대한 신학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나는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압니다. 성경이 내게 그렇게 말합니다.” 이보다 더 단순하고, 이보다 더 깊은 고백은 없습니다. 모든 교리와 사상, 해석과 논쟁은 결국 이 한 문장으로 흘러갑니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그리고 지금도 나와 함께 계신다.


성탄은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결정적인 사건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추상적인 개념으로 머문 것이 아니라, 살과 피를 입고 우리 곁으로 걸어 들어온 날입니다. 높고 거룩한 자리에서 우리를 내려다보신 것이 아니라, 낮고 연약한 자리에서 우리와 눈을 맞추신 사건입니다. 임마누엘. 오늘도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여기 있다. 너와 함께 있다.” 이 약속 하나면, 오늘을 살아갈 이유로 충분합니다.


  • 내일 묵상 말씀 | 이사야 9자으 2-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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