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묵상(20260105): 요한복음 13장 34-35절
- HYUK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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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서로 사랑하라
오늘은 2026년의 첫 주일입니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서로 이렇게 인사를 나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인사 속에는 참 많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덜 외롭고, 조금은 더 괜찮은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우리는 여러 결심을 합니다. 운동을 해보겠다고 다짐하고, 관계를 더 잘 맺어보겠다고 생각하고, 이전보다 더 성실하게 살아보겠다고 마음먹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새해는 새로 해볼 수 있어서 새해다.” 새로운 결심들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잘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진짜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모두의 마음 깊은 곳에는 같은 소망이 있습니다.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인정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고, 무언가를 증명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애를 씁니다. 잘 보이려고 애쓰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긴장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관계는 늘 마음처럼 되지 않고, 사랑하려 해도 자꾸만 부족함이 드러납니다.
이 새해의 시작에, 우리는 예수님이 주신 아주 분명한 한 말씀 앞에 서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라.” 성경에는 예수님이 남기신 말씀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십자가를 지시기 바로 직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아주 짧고 분명한 한 문장을 남기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라.”(요 13:34)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조직을 만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건물을 세우라고, 체계를 갖추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교회는 조직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라’는 말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사랑의 기준을 완전히 새롭게 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서로 사랑하라.”(요 13:34) 요한일서는 이 사랑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요일 4:10) 우리는 잘해야 사랑받을 수 있고, 착해야 받아들여질 수 있고, 실수하지 말아야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고 흔히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부족한 나에게, 여전히 죄 짓는 나에게, 아직 다 변하지 않은 나에게 '사랑이 먼저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증명해야만 사랑받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 이미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고, 이미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교회를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가족.’ 가족 안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모가 있고 자녀가 있고, 형제자매가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 있고, 아픈 사람이 있습니다. 잘난 사람이 있고, 못난 사람이 있습니다. 부요한 사람이 있고, 가난한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가족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 사랑받는 존재입니다. 건강한 사람도, 아픈 사람도,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부요한 사람도, 가난한 사람도 모두 한 집에 속한 귀한 식구입니다. 하나님의 가족은 완벽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모습, 다른 환경,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 안에서 서로를 품고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그 사랑으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기다릴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의 가족 안에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누구도 비교당하지 않으며, 모두가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눕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이 질문을 마음에 품어보면 좋겠습니다. “올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조금 더 성공한 사람보다, 조금 더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조금 더 옳은 사람보다, 조금 더 따뜻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우리의 한 해는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의 가정과 공동체도 달라질 것입니다.
요한일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니라.”(요일 4:12) 사랑은 단지 좋은 태도가 아닙니다. 사랑은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심을 드러내는 표지입니다. 올해 우리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다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기로.’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오늘도, 그리고 올 한 해 서로 사랑하기로 말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 우리는 사랑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미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흘려보내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이런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내일 묵상 말씀 | 이사야 42장 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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